<p></p><br /><br />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이 발생 열흘을 넘어가지만 완벽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. <br> <br>기내식 공급 시스템 곳곳에 구멍이 많아 이번 사태가 예견된 일이었다는 말이 나오는데요. <br> <br>해외여행 2500만 시대라는 이름이 무색합니다. <br> <br>전혜정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기내식 대란 직후 숨진 협력업체 대표의 유족은 지친 기색으로 찾아왔던 윤 대표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. <br> <br>[윤 대표 유족 A씨] <br>"압박을 받아서, 죽겠다고.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더라고.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그랬는데… " <br> <br>새로운 일을 위해 회사 가까이 이사까지 할 정도로 의욕을 보였던 윤 대표. <br> <br>무엇이 그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을까요? <br><br>예견된 참사, 기약없는 정상화 <br> <br>윤 대표 회사는 기내식을 최종적으로 포장하는 영세 중소업체였습니다. <br> <br>H사 직원에 따르면 회사 작업장을 옮긴 건 사태가 불거진 당일인 1일 오전. <br> <br>기내식 대란은 사실상 예견된 참사였다고 주장합니다. <br> <br>[H협력업체 직원] <br>"그 날 처음이니까, 우리도 처음으로 옮겼는데 완전 X판이지, 뭐. 한 마디로." <br> <br>달라진 시스템을 익힐 틈도 없이 허둥지둥 작업에 나섰다는 주장인데, 아시아나가 요구하는 3만 식을 만들어 내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겁니다. <br> <br>[H협력업체 직원] <br>"손 놓고 서 있었다니까? 이런 일이 없을 줄 알고 30분 지연될 때마다 (기내식값) 50%만 받기로 했는데… " <br> <br>이번 사태를 이해하려면 기내식의 제조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. <br><br>기내식이 최종적으로 비행기에 실리기까지 제조와 포장, 운반과 탑재의 과정을 거치는데, 아시아나는 공급업체와 협력업체에 <br>하청을 맡기고 있습니다. <br> <br>공급업체는 여러 개의 협력업체와 계약을 맺는데, 윤 대표의 회사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. <br> <br>[정윤식 / 세한대학교 항공운항과 교수] <br>"기내에 항공운영 인력을 빼고 외부 인원이 들어가는 게 유일하게 케이터링 쪽이에요. 수술실 규모의 위생 상태를 갖춰야 하고." <br><br>기내식은 메뉴 개발부터 제조, 운송 등 모든 과정이 보안에 부쳐지고, 수십 차례 시뮬레이션도 거쳐야 합니다.<br> <br>하청 업체들로서는 까다로운 위생 규정을 준수하면서 비행기 출발 전 운송을 마쳐야 하는, 긴박한 시간 싸움을 해야 하는 겁니다. <br> <br>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손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합니다. <br> <br>[윤 대표 유족 A씨] <br>"더 빨리 시간 맞춰라, 1분 늦었네, 2분 늦었네, 할 것 아니에요? 그런 걸 늘 듣다 보니까… " <br> <br>최근 아시아나가 공급계약 업체를 바꾸면서 윤 대표의 스트레스도 가중됐습니다. <br> <br>[윤 대표 유족 A씨] <br>"아시아나 쪽에서 200명을 데리고 (새 업체로) 오라고 하는 상태에서, (전체) 직원 340명을 온전히 살리려고 한 거에요." <br><br>아시아나 항공 측은 기내식 대란 사태의 빠른 해결을 다짐하고 있지만, <br> <br>[김수천 / 아시아나항공 사장(지난 4일)] <br>"7월 말까지, 8월 초 성수기에도 확실히 차질없이 대비할 수 있도록… " <br> <br>현장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. <br> <br>[○○협력업체 직원] <br>"(비행기) 지연을 안 시킨다는 게 정상화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. 미리 탑재돼 나가는 건 불가능하고요." <br> <br>[△△협력업체 직원] <br>"장바닥 같아요, 그러니까. 4개월이 걸릴지 6개월이 걸릴지 모르겠어요. " <br> <br>차제에 기내식 공급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손질하지 않을 경우 사태는 장기화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. <br><br>해외 항공사는 기내식 공급이 중단될 경우, 승무원을 통해 승객에게 상황을 전달하고 환불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. <br><br>하지만 아시아나의 허술한 초기대응에 조종사와 승무원이 굶은 채 비행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. <br> <br>[정윤식 / 세한대학교 항공운항과 교수] <br>"제일 중요한 건 기장이 굶었다는 거예요. 기장의 혈당이 떨어지면 비행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매일 교육을 하거든요." <br> <br>자칫 승객의 안전이 위협에 내몰릴 뻔한 사태를 겪었지만, 아시아나 측의 대응은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 <br> <br>[아시아나항공 관계자] <br>"(계약한 공급업체가) 한국에 후발 주자로 들어왔기 때문에 3천 식 밖에 (생산할 수)없었던건데, 능력은 1만5천 식까지 갈 수 있는 (곳입니다.)" <br> <br>결국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실태 조사에 나선 가운데, 현장의 목소리를 고려하지 않은 아시아나 항공의 대응에, 국민들은 근본적인 재발방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. <br> <br>전혜정 기자 hye@donga.com <br>연출 : 이민경 <br>구성 : 지한결 이소연 <br>그래픽 : 전유근